식도암은 소화기관의 일부인 식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조직학적으로 편평상피세포암과 선암으로 크게 나뉘며 각기 다른 위험 요인과 진행 양상을 보입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속쓰림, 삼킴 곤란, 체중 감소처럼 일상적 증상으로 오인되기 쉬워 조기 진단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조직학적 확정과 정밀 병기 설정을 통해 환자별 맞춤 치료전략을 세우면 예후 개선이 가능합니다. 본 글은 식도암의 종류와 병기 구분, 병기별 표준 치료와 최신 치료 트렌드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환자와 보호자에게 실질적 길잡이를 제공합니다.
식도암의 종류
식도암은 크게 편평상피세포암과 선암으로 분류됩니다. 편평상피세포암은 식도 내면을 덮는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며 식도 상·중부에 흔하고, 흡연과 과음, 매우 뜨거운 음료 섭취, 구강 위생 불량, 과일·채소 섭취 부족, 미량영양소 결핍, 아킬라시아 같은 만성 식도질환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시아·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역학적 특징도 있습니다. 이 유형은 방사선 감수성이 비교적 좋아, 수술이 어렵거나 고위험군 환자에서 화학방사선 동시요법이 근치적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점막하 침윤 정도, 림프혈관 침범 여부에 따라 재발 위험이 달라, 내시경 절제 후에도 추가 치료 또는 면밀한 추적관찰이 요구됩니다. 선암은 주로 식도 하부와 위식도 접합부에서 발생하며, 위식도역류질환(GERD)로 인한 바렛식도가 대표적 전암 병변입니다. 비만, 고지방·고열량 식단, 남성, 흡연, 서구식 생활습관이 위험 인자로 작용하며 서구권에서 발병이 증가해 왔습니다. 선암은 해부학적 위치상 복부 접근과 흉부 접근을 병행한 광범위 절제가 필요할 수 있고, HER2 과발현, MSI 상태, PD-L1 발현 등 분자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표적치료·면역치료 반응성이 달라집니다. 드물게 흑색종, 육종, 유암종, 림프종처럼 비상피성 종양이 식도에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병리학적 진단과 치료 전략이 상이하므로 경험 많은 병리·종양내과 팀의 평가가 필수입니다. 현대 진단에서는 내시경 생검으로 조직형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면역조직화학(IHC)과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통해 HER2, EGFR, VEGF, PD-L1 등 바이오마커를 평가해 예후와 약제 선택에 반영합니다. 동일 병기라도 편평상피세포암은 방사선 민감성이 높아 비수술 전략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고, 선암은 수술 중심 다학제 치료가 표준이 되는 등 조직형에 따른 치료 알고리즘 차이가 큽니다. 따라서 ‘정확한 조직학적 분류+분자표지자 분석’은 식도암 치료의 출발점이며, 치료 후 추적에서도 재발 패턴(국소 재발 vs 원격 전이)이 유형별로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맞춤 감시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식도암의 병기 구분
식도암 병기는 국제적으로 TNM 체계를 사용합니다. T(원발 종양)는 점막(M), 점막고유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인접조직 침범의 깊이로 구분하며, N(림프절)은 전이 림프절의 개수와 위치, M(원격 전이)은 간·폐·뼈·복강 내 림프절 등 원격 장기 전이 여부를 의미합니다. 임상적 병기(cTNM)는 치료 전 영상과 내시경 기반으로, 병리학적 병기(pTNM)는 수술 표본을 근거로 확정합니다. 0기는 상피내암으로 점막층에 국한되고 전이가 없습니다. I기는 점막하층까지 침윤했지만 림프절 전이가 없으며, II기는 근육층 또는 장막층까지 침범하거나 소수 림프절 전이가 동반된 상태로 정의됩니다. III기는 다수 림프절 전이나 인접 구조물(기관, 대동맥, 종격동 조직 등) 침범이 있는 단계, IV기는 원격 전이가 존재하는 단계입니다. 정확한 병기 판정을 위해 상부위장관 내시경과 조직생검으로 진단을 확정한 뒤, CT(흉부·복부)로 종괴의 범위와 림프절을 평가하고, 내시경 초음파(EUS)로 벽내 침윤 깊이(T)와 주변 림프절을 정밀 측정합니다. PET-CT는 원격 전이 탐지에 민감하여 수술 적응증을 가르는 데 유용합니다. 필요시 경부·복부 초음파, 진단적 복강경/흉강경으로 은닉 전이를 찾습니다. 병기는 단순한 분류가 아니라 치료 방침과 예후를 좌우하는 나침반입니다. 예를 들어, 0~초기 I기는 내시경 국소 절제가 근치가 될 수 있으나, 점막하층 침윤이 깊거나 림프혈관 침범이 있으면 림프절 전이 위험이 상승해 추가 수술 또는 보조 치료를 고려합니다. II~III기는 수술 단독보다 수술 전 선행 화학방사선요법이 완전절제(R0)율과 병리학적 완전반응(pCR)률을 높여 생존 향상에 기여합니다. IV기는 근치 목적보다 생존 연장과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하는 전신요법 중심입니다. 또한 환자의 전신상태(수행능력지수), 영양상태(체중, 알부민), 폐기능·심장기능은 동일 병기에서도 치료 선택을 바꿀 수 있는 핵심 변수입니다. 따라서 다학제 진료(소화기내과, 흉부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 영상의학, 병리과)가 참여한 통합 병기 설정이 권장됩니다.
병기별 치료법
0~I기(조기 식도암)는 내시경 점막절제술(EMR)과 점막하 박리술(ESD)이 표준입니다. 병변의 크기·위치·분화도·궤양 유무를 평가해 적응증을 충족하면 식도 보존과 빠른 회복이 가능하며, 절제 표본의 수직·수평 절제연, 림프혈관 침범을 정밀 판독해 추가 치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고위험 소견이 있거나 병변이 광범위하면 식도절제술이 고려됩니다. II~III기(국소 진행암)는 근치 수술과 보조요법을 결합한 다학제 전략이 표준입니다. 개흉·개복 또는 최소침습(MIE), 로봇 보조 식도절제술이 시행되며, 위를 관통해 식도 재건(위관 형성)이 흔합니다. 수술 전 선행 화학방사선요법은 종양 축소와 다운스테이징으로 R0 절제 가능성을 높이고, 병리학적 완전반응 시 예후가 유의하게 개선됩니다. 편평상피세포암에서는 방사선 동시요법만으로 근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으나, 엄격한 적응증과 촘촘한 추적이 필수입니다. 수술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방사선 단독 또는 항암병합요법이 대안이 됩니다. IV기(전이성)는 전신요법이 중심입니다. 플라티넘 기반 복합항암요법이 1차 표준으로 쓰이며, HER2 양성 선암에는 트라스투주맙 병용, PD-L1 발현이 일정 기준 이상인 환자나 편평상피세포암 일부에서는 PD-1 억제제(니볼루맙, 펨브롤리주맙 등)가 생존 연장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통증·삼킴곤란 완화를 위해 식도 스텐트 삽입, 레이저/아르곤플라즈마 소작, 국소 방사선이 활용되며, 영양 불량 시 비위관 또는 경피적 위루관(PEG)으로 영양을 보조합니다. 모든 병기에서 영양·통증·심리 지지 치료는 치료 성과를 좌우하는 숨은 축입니다. 치료 중 체중 감소를 최소화하고 단백질·미량영양소 섭취를 유지하면 감염과 합병증 위험이 줄고 회복이 빨라집니다. 또한 금연·절주는 재발 위험과 수술 합병증을 낮추며, 재활 호흡운동과 조기 보행은 폐 합병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치료 후 추적은 초기 2년간 3~6개월 간격 내시경·영상검사, 이후 연 1회가 일반적이며, 재발 양상에 따라 구제치료(전신요법, 국소방사선, 재수술)를 다시 설계합니다.
결론적으로 식도암은 조직형(편평상피세포암·선암)과 병기에 따라 치료 알고리즘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조기에는 내시경 치료로 기능 보존과 근치가 가능하고, 국소 진행기에는 수술과 선행/보조 화학방사선이 생존을 좌우합니다. 전이성 단계에서는 면역·표적 치료를 포함한 전신요법과 증상 완화가 핵심입니다. 위험 요인이 있다면 증상이 경미해도 내시경 검진으로 조기 발견을 시도하고, 진단 후에는 다학제 진료와 영양·생활 습관 관리까지 아우르는 맞춤 전략으로 예후를 끌어올리시길 권합니다.